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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 / 시늉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도망가면서 싸움은 기본이고 재래식 화장실에 빠지거나 심장발작 흉내를 내는 등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담당 과장은 고충을 털어놨다.' 이 문장에는 아주 섬세한 우리말의 쓰임새를 알아볼 수 있는 낱말이 들어 있다. 무얼까. '흉내'는 남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그대로 옮겨서 하는 짓을 말한다. 가능한 한 똑같게 하려고 모방하는 것이다. 반면 '시늉'은 어떤 모양이나 움직임을 흉내 내어 꾸미는 짓을 이른다. 곧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그런 것처럼 꾸민다'는 말이다. '시늉'과 '흉내'는 어떤 모양이나 행동을 흉내 낸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가식(假飾)과 모방(模倣)이란 점에서 차이가 난다. '단지 부처를 흉내 내기만 해서는 결코 깨달음에 이를 수 없다'와 '희야 엄마가 다듬은 얼굴로 말하자 수다스럽던 입들이 금방 엿 문 시늉을 하였다'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글머리의 예문에서 '심장발작 흉내를 내는 등'은 '심장발작 시늉을 하는 등'으로 고쳐야 정확한 표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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