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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르다, 간질이다
다른 사람의 손길이 몸에 닿으면 간지럽지만 스스로는 자기 몸을 만져도 별로 간지럽지 않다. 그것은 계획에 관계하는 뇌 부위가 간지러운 느낌이 올 거라는 걸 지각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미리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자극에 반응하는 것을 줄임으로써 외부에서 오는 정말 중요한 자극에 뇌가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니 조물주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간지럼과 관련해 '살갗을 건드려 간지럽게 한다'는 뜻으로 '간지르다'라고 쓰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열어놓은 창문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목덜미를 간지른다' '바다의 갈피갈피 꿈틀거리는 고기 떼들이 겨드랑이를 간질러 웃게 만든다' '이 배롱나무는 간지럼을 탄다고 한다. 나무 밑에서 큰 줄기를 간지르니 진짜로 잎과 꽃을 흔드는 것 같다' 등이 그런 예다. 예문 중의 '간지른다, 간질러, 간지르니' 등은 모두 '간지르다'를 활용한 형태인데 이들은 전부 잘못된 것이다.
간지르다가 아니라 '간질이다'가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질이다'를 활용한 '간질인다, 간질여, 간질이니'로 고쳐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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