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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과 오뉴월
봄이 왔나 싶더니 어느덧 여름의 문턱인 유월이다. 때 이른 더위로 벌써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곳도 있다. '오뉴월 더위에는 염소 뿔이 물러 빠진다'는 오뉴월(음력)은 아직 아니지만 여름이 점점 쉬 찾아오는 듯하다. '오뉴월'은 오월과 유월을 뜻하며, 여름 한철을 일컫는 말이다. 6월을 일월·삼월처럼 '육월'이라 하지 않고 '유월'로, '오육월'을 '오뉴월'로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자어는 본음으로도, 속음으로도 발음한다. 속음은 본음과 달리 일반 사회에서 널리 쓰는 음을 뜻한다. 육월(六月)을 '유월'로, 오육월을 '오뉴월'로, 십월(十月)을 '시월'로, 초팔일(初八日)을 '초파일'로 읽는 것이 대표적이다. 보리(菩提), 보시(布施), 도량(道場:도를 얻으려고 수행하는 곳)도 본음과 달리 소리 나는 것들이다. 이 밖에도 목재(木材)/모과(木瓜), 분노(憤怒)/희로애락(喜怒哀樂)처럼 같은 한자어이지만 달리 읽히는 것이 많다.
맞춤법은 속음으로 읽히는 것은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반드시 유월, 오뉴월, 시월, 초파일 등으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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