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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품과 덤
전화를 통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무에게나 전화해 경품에 당첨됐으니 배달료나 내라는 식으로 카드 번호를 요구, 고액을 청구하는 수법이 많이 쓰인다고 한다.
경품(景品)이란 원래 일정 액수 이상 상품을 사는 사람에게 곁들여 주는 물품을 말한다.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경품 제공' 등이 이런 것이다. 경품을 타려면 먼저 무엇을 사야 한다. 아니면 추첨받기 위해 행사에라도 참가해야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사기에 이용되는 이 '경품'이란 단어가 일본식 한자어라는 것이다. 1995년 정부가 발표한 '일본어투 생활용어 순화 자료집'에는 '덤 상품'으로 쓰라고 돼 있다. '경품'의 '경(景)'은 일본어에서 우수를 주어 손님을 기쁘게 대접한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우리에겐 쉽게 와 닿지 않는다.
'덤 상품'에는 얹어 주는 물건이란 의미가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 '덤 상품'으로 쓰면 사기 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 공짜란 말이 끼어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공짜는 없다. 낯선 곳에서 전화해 경품에 당첨됐다고 하면 사기에 당첨됐다는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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