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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 우리나라
한글 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규정대로 단어마다 띄어 쓴다면 띄어쓰기는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밤중'과 '생각중', '우리글'과 '우리민족'은 어떻게 띄어 써야 하나. '한밤중'과 '우리글'은 붙여 쓰고 '생각 중'과 '우리 민족'은 띄어 써야 한다. '한밤중'은 한밤과 중이 합쳐져 깊은 밤을, '우리글'은 우리와 글이 합쳐져 한글을 의미하는 하나의 단어이기 때문이다. 반면 '생각 중'과 '우리 민족'은 두 개의 단어가 나열돼 있는 구로 보아 띄어 쓴다.
이렇듯 복합어 문제는 때로 띄어쓰기의 원초적 단위인 단어의 기준조차 모호하게 만들곤 한다. 그렇다고 띄어쓰기의 어려움이 한글의 문제점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우리글의 특징 중 하나가 매우 생산적인 조어 능력이다. 손과 가락이 합쳐져 '손가락'이 되고 눈과 물이 결합해 '눈물'이 된다. 복합어의 띄어쓰기가 어렵긴 하나 우리글의 뛰어난 조어 능력에 수반된 사소한 번거로움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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