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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며 서로 인사를 주고받기 바쁘다. 인사 중에는 '연말 잘 보내시기 바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라겠습니다' '더욱 건강하시기 바라겠습니다' 등과 같이 '바라겠습니다'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바라다'는 소원대로 어떤 일·상태가 이루어졌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상대가 그렇게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의지가 담겨 있다. '겠'은 미래의 일·추측(곧 눈이 오겠구나), 의지(반드시 취직하고야 말겠다), 가능성·능력(삼척동자도 알겠다) 등을 나타내는 어미다. 완곡하게 말할 때(내년엔 공부를 더 열심히 하면 좋겠구나)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바라다'는 그 자체에 말하는 사람의 기원·의지가 담겨 있으므로 '겠'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겠'이 첨가된 '바라겠다' '바라겠습니다'는 어색한 표현이다. '연말 잘 보내기 바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처럼 '바란다' '바랍니다'로 충분하다. TV에서도 이런 표현이 자주 나온다. 아나운서가 '박수로 맞아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열심히 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안녕히 계시기 바라겠습니다' 등의 말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니겠습니까' '않았겠습니까'도 마찬가지다. '오늘이 새해 첫날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월드컵 4강에 오르지 않았겠습니까'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스꽝스러운 말이다. '겠'을 빼고 '새해 첫날이 아닙니까' '4강에 오르지 않았습니까' 등으로 해야 한다. 쓸데없이 '겠'을 넣어 말을 늘어지게 하거나 어색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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