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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커닝
겨울방학을 앞두고 각 학교에서 기말고사가 한창이다. 특히 대학가에서는 이번 기말 시험을 기해 '안티커닝 운동', 즉 부정행위 근절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수학능력시험 부정 파동이 일면서 대학생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때문이다.
이처럼 시험에서의 부정행위를 보통 '커닝'이라 부른다. '수능 부정행위 사건'도 '수능 커닝 사건'이라 많이 쓰고 있다. 그러나 '커닝(cunning)'은 우리만이 알아듣는 영어로, 소위 '콩글리시(konglish·한국식의 잘못된 영어 표현)'의 대표적인 경우다. '커닝'은 '교활, 간사, 교묘'를 뜻하는 영어 단어지만 시험에서 부정행위의 뜻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영어로는 '치팅(cheating)'이 맞는 말이다. 콩글리시 '커닝'에 이제 반대를 뜻하는 영어 '안티(anti-)'가 첨가돼 '안티커닝(anti-cunning)'이란 말까지 생겼다. 영어에서는 더욱 보도 듣도 못하는 단어가 됐다. 까짓것, 영어에서야 어떻든 우리식으로 의미가 통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커닝' 외에도 '파이팅' '플레이, 플레이' '오버헤드킥' '오바이트' '핸드폰' 등 콩글리시가 수없이 많다. 국어사전에도 이들 대부분이 잘못된 용어라는 설명 없이 우리식 뜻대로 버젓이 올라 있으며, 일부만 순화용어를 제시하고 있는 정도다. 맞지도 않은 영어를 쓰느니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게 낫다. '커닝'은 부정행위, '안티커닝'은 부정행위 근절(반부정행위)로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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