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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才媛), 향년
한자 학습 열기가 뜨겁다. 수능 및 입사 시험에 한자가 포함되고 중국의 급부상으로 한자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면서다. 한자어가 많은 우리말을 이해하는데도 한자가 주는 긍정적 기능은 존재한다. 한글 전용 세대에게 한자는 취업의 발목만 잡는 게 아니라 글을 파악하는데도 어려움을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김군은 하버드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재원이다" "조혜연 4단은 우리 여류 바둑계를 이끌 재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등에서 '재원'은 바로 쓰인 것일까?
재원(才媛)은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남자인 김군에게는 '재원'이라는 말을 쓸 수 없다. 가끔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재원의 한자를 잘못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을 '미인 원(媛)'이 아니라 '인원 원(員)' 등으로 추정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요즘엔 잘 쓰지 않지만 재주가 뛰어난 젊은 남자를 가리키는 말로는 '재자(才子)'가 있다.
부음 기사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향년'이란 단어도 간혹 잘못 쓰는 경우를 본다. "한글 사랑에 힘써온 국어학자 한갑수씨가 향년 91세로 타계했다" "첼리스트 카살스는 향년 80세의 나이로 20세의 제자 몬테스와 결혼해 화제가 됐다" 등에서 향년은 바르게 쓰였을까? 향년(享年)은 한평생 살아 누린 나이로 죽은 사람에게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따라서 앞의 예문은 문제가 없으나 뒤의 예문은 살아 있는 사람을 죽은 이로 만드는 셈이어서 향년을 빼야 바른 문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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