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열 받다, 사사 받다, 자문 받다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칠레 등 남미 3개국을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의 행보를 좇는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국가수반이 정상외교를 펼칠 때 많이 접하는 기사 중 하나가 외교 의전 행사로 치러지는 '의장대 사열'과 관련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의장대의 사열을 받은 뒤 대통령궁으로 올라가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악수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외무장관과 함께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있다" "노 대통령은 압둘라 말레이시아 총리를 영접한 뒤 함께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등처럼 쓰는 것을 자주 본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여기서 '사열(査閱)'이란 지휘관 등이 장병을 정렬시킨 뒤 훈련 및 장비 유지 상태 등을 살피는 것이다. 따라서 사열의 주체는 노 대통령이 돼야 한다. 예문대로라면 주객이 뒤바뀌어 의장대가 노 대통령을 살피는 것이므로 '의장대를 사열한 뒤'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의장대를 사열했다'로 고쳐야 바른 문장이 된다. 주체가 부대원이라면 '사열을 받았다'라고 쓸 수 있다.
이처럼 '하다'를 쓸 자리에 '받다'가 와 잘못 표현하기 쉬운 예로 '사사를 받다' '자문을 받다(구하다)' 등을 들 수 있다. '사사(師事)'는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다', 자문(諮問)은 '그 방면의 전문가 등에게 의견을 묻다'라는 뜻이므로 '(~에게 ~을) 사사하다' '(~에/에게 ~을) 자문하다'로 표현해야 한다.
"김 선생에게 그림을 사사한 뒤 실력이 향상됐다" "그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전문가에게 회사 문제를 자문했다(조언을 구했다)" 등처럼 쓰인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78,710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4,951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39,334 | 2006.09.09 |
3626 |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 바람의종 | 23,774 | 2007.07.24 |
3625 | 우리말의 참된 가치 / 권재일 | 바람의종 | 14,723 | 2007.08.31 |
3624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13,925 | 2007.09.26 |
3623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13,684 | 2007.09.28 |
3622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14,034 | 2007.09.29 |
3621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14,331 | 2007.10.06 |
3620 | 떼부자 | 바람의종 | 12,559 | 2007.10.08 |
3619 | 단소리/쓴소리 | 바람의종 | 12,461 | 2007.10.09 |
3618 | ‘부럽다’의 방언형 | 바람의종 | 10,770 | 2007.10.11 |
3617 | ‘우거지붙이’ 말 | 바람의종 | 11,507 | 2007.10.13 |
3616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10,933 | 2007.10.14 |
3615 | 방언은 모국어다 | 바람의종 | 9,625 | 2007.10.16 |
3614 | 청소년의 새말 | 바람의종 | 12,066 | 2007.10.17 |
3613 | 우리 | 바람의종 | 9,888 | 2007.10.18 |
3612 | 분루 | 바람의종 | 11,876 | 2007.10.19 |
3611 | 사투리와 토박이말 | 바람의종 | 11,003 | 2007.10.20 |
3610 | 경제성 | 바람의종 | 10,539 | 2007.10.21 |
3609 | 외국어와 새말 | 바람의종 | 10,983 | 2007.10.22 |
3608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10,809 | 2007.10.23 |
3607 | 정서적 의미 | 바람의종 | 10,580 | 2007.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