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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아래 글에서 외국어를 찾아 보세요. '아침저녁으로 갈바람이 소슬하다. 지난 밤 비박을 했던 지리산 뱀사골 계곡가엔 아직 어둠이 남아 있다. 잔뜩 웅크렸던 몸을 편다. 바람만 자면 그런대로 견딜 만할 텐데. 주머니 깊숙이 손을 넣고 깡충거린다. 후, 방정맞다 하겠지. 하긴 누가 있어 볼까. 산삼 캐는 사람들만이 다녔다는 심마니 능선을 오른다. 잡목이 발길을 붙든다. 사람 하나 겨우 다닐 만한 길은 외곬으로 나 있다. 고도계가 1000m를 가리킨다. 어느 순간 시야가 확 트인다. 이 높이에선 보기 힘든 키 큰 적송들이 산등성이에 방정하게 서 있다. 봄은 마을로 내려오고, 겨울은 산으로 올라간다. 지난여름 칠칠했을 나무들은 옷을 벗었다. 1400m. 날 선 능선 길이 겨우 쉴 만한 바위터를 하나 내놓는다. 아무리 추위에 손가락이 곱았기로서니 칠칠치 못하게 김밥을 떨어뜨렸다. 어느새 다람쥐 한 마리가 마뜩한 눈길로 쳐다본다. 그래 널 위해서였구나. 정상인 반야봉(般若峰)까지는 300여m만 더 치면 된다. 올랐으되 오르지 못할 곳, '온갖 분별과 망상에서 벗어나 존재의 참모습을 깨닫는 지혜'를 뜻하는 반야에 섰다. 산마루는 반야의 향취에 빠진 든부자난거지들로 그득했다. 이제는 내려가야 한다.'
*정답:비박. 비박은 텐트 없이 산에서 한뎃잠을 자는 것을 뜻한다. 독일어(biwak)에서 유래했다. 외래어 표기 원칙에 따르면 비바크로 써야 한다. 박(泊)과 혼동해 우리말로 착각하기 쉽다.
*참고:'방정맞다, 방정하다''칠칠하다, 칠칠맞지 못하다''든부자난거지, 든거지난부자'의 뜻을 새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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