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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 피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두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전쟁영화. 1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의 기념비적 흥행작 '태극기 휘날리며'가 있다. 집안의 희망이자 어머니의 꿈인 동생의 생존을 위해 형은 전쟁영웅을 자처한다. 이념보다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쳤던 두 형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줄거리다. 영화 속에는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하는 장면에서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피란민이 등장한다.
'피난'과 '피란'은 어떻게 다를까. '피난(避難)'은 재난을 피하여 멀리 옮겨 가는 것을 말하고, '피란(避亂)'은 난리를 피하여 옮겨 간다는 뜻이다. '피란'은 전쟁에만 한정된 의미지만 '피난'은 '지진·홍수' 등의 재난을 의미하는 포괄적인 뜻을 지닌다. '태풍 '사라'가 강타하는 바람에 마을 사람들은 피난을 떠났다'와 같은 예문엔 '피난'은 쓸 수 있으나 '피란'은 쓸 수 없다. 그러나 '전쟁으로 마을 사람들은 피란(피난)을 떠났다'처럼 '전쟁'의 경우 국립국어연구원은 둘 다 인정하고 있다.
'피난민'은 재난을 피하여 가는 백성이란 의미로 '태풍 '매미'로 임시수용소는 피난민으로 가득 찼다'처럼 쓰인다. '피란민'은 난리를 피하여 가는 백성이란 뜻으로 '1·4후퇴 때 피란민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남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처럼 쓴다. 두 단어의 구분은 모호한 면도 있으므로 전쟁에는 '피란'으로, 그 외 천재지변 등에는 '피난'으로 구분해 표기하는 것이 합리적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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