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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살, 등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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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이 희붐하게 밝아 오는 일요일 새벽. 나못가씨 뒹굴뒹굴 돌꼇잠에 빠졌는데. 일어나라는 딸아이의 닦달에 눈을 비빈다. '아니 쟤가 웬일이래. 평소답지 않게 가리마 곱게 타 두 갈래로 땋아 늘이고.' 어쨌거나 한숨 더. '안 일어나요.' 아내마저 눈을 가라뜨고 채근한다. 가족 등살에 못 이긴 나못가씨 상황 파악에 나선다. '낫살보다 뱃살이 많다며, 내 건강이 가족의 행복이라며, 장마 끝나면 산에 가자'고 자기 입으로 말했다나. 그날이 오늘이란다. 뾰두락지 송송한 아들은 옆에, 새침데기 딸과 아내는 뒤에 태우고 북한산으로 간다. 구렛나룻 덥수룩한 젊은 산악인들이 앞서 힘차게 오른다. '한때 나도 저리 헌칠했다'는 말에 아내는 눈쌀을 찌푸리고, 아이들은 외면한다. 오늘 코스는 북한산성 매표소에서 위문 거쳐 백운대까지. 위문 오르는 너덜겅이 고빗사위다. 넙적다리는 뻑적지근, 가슴노리는 벌렁벌렁. 몰래 비지땀을 훔친다. '아빠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래요.' 쇠줄 잡고 앙가조촘 올라 정상에 선다. 이제는 하산 길. 장단지는 땅기지만 시원한 바람 맞으며 계곡에 발 담그니 이게 행복일세. 옆 식당가에선 동동주가 유혹한다. 배꾸레가 헛헛하니 한잔만 하자는 말에 모두 쏜살같이 내달린다. 주차장에 먼저 온 아이들이 음료수로 하산주를 대신하잔다. '아빠, 뱃살을 위하여.' '아이고 고맙다.' '근데, 차 열쇠는?' '배낭에.' '그럼 배낭은.' 배낭은 동동주를 못 잊었나보다. '나못가.''
정답 : 가르마·등쌀·뾰두라지·구레나룻·눈살·넓적다리·가슴놀이·장딴지·뱃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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