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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다
얼마 전 고등학생인 희진 양에게서 e-메일을 받았습니다. 요즘 '꺾다'를 '꺽다'로 쓰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친구들이 대부분 그렇게 써 혹시나 하고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해 보았더니 '꺽다'가 너무 많이 나와 한심하다는 생각에 글을 보낸다고 했습니다. 컴퓨터 자판이나 휴대전화 버튼을 한번 더 눌러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꺾다'의 받침을 'ㄱ'으로 쓰다 보니 '꺽다'가 이젠 틀린 글자인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틀리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으며, 의사소통만 되면 그만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말을 걱정하는 희진 양이 대견스러웠습니다. 그의 지적처럼 인터넷 언어다, 외계어다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스스로 우리말을 파괴하고, 물속에서 외래어(魚)가 토종어를 마구 잡아먹으며 활개치듯이 외래어(語)가 국어를 유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글과 국어는 우리 민족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의 최대 문화유산임을 생각할 때 우리말 훼손을 다 함께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3년 3월 3일 '맞습니다. 맞고요'를 시작으로 1년여를 이어 온 '우리말 바루기'가 오늘로 막을 내립니다. 딱딱하게 여겨질 수 있는 맞춤법과 우리말을 쉽고 재미있게 알리고자 노력해 온 '우리말 바루기'가 우리말을 아끼고 가꾸어 나가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동안 나간 글은 책으로 엮어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보여 주신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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