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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리다, 달리다
"얼굴ㆍ몸 딸려도~ 생긴 대로 살아봐요~ 내가 최고야~." 최근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었던 '딸려송'의 일부분이다. 우유송ㆍ당근송 등의 엽기송에 이어 재미있는 가사로 우리 사회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얼짱ㆍ몸짱 문화를 비판하고 있다. 강도를 얼짱으로 만들어 버린 가벼운 세태에 일침을 놓고 있는 '딸려송'은 그러나 바른 표기가 아니다.
'딸리다'는 '어떤 것에 매이거나 붙어 있다' '어떤 부서나 종류에 속하다' '다른 사람이나 동물의 뒤에서 그가 가는 대로 같이 가게 하다'란 뜻으로 "마당이 딸려 있어 그곳에서 운동을 하며 몸을 단련한다" "식의약청에 딸린 단속 인원을 늘리고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딸을 사위에게 딸려 보냈다" 등처럼 쓰인다.
'힘이 부치거나 재물ㆍ기술 따위가 모자라다'는 의미로 쓰고 싶다면 '달리다'라고 해야 한다. 따라서 '얼굴ㆍ몸 달려도…' '달려송'이라고 해야 맞다. "주문이 많아 종업원들의 일손이 딸렸던 만두가게가 '쓰레기 만두'파동 이후 한산한 모습이다" "외국 유학생은 학업에 대한 열의가 높지만 어학 실력이 딸려 학점이 좋지 않다" "수비수로는 힘이 많이 딸린다" 등도 잘못 쓴 예다. 이는 젊은 층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짤리다 등 말의 첫머리를 된소리로 발음하는 경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 잘못된 발음 습관으로 인해 한글 맞춤법에 어긋나는 낱말을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달리다'는 "투자사절단에 그를 달려 보냈다"처럼 '달다'의 사동사 형태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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