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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거리. 욕지기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들이 가끔 신문이나 방송에 소개되는 경우가 있다. 손님은 이들의 걸쭉한 욕지거리에 전혀 개의치 않으며, 심지어 욕을 듣지 않으면 섭섭하다고까지 한다. 서비스가 좋은 것도 아니다. 물이나 소주병 정도는 직접 챙겨야 한다. 그런데도 사람이 몰린다. 기본적으로 그 식당의 음식이 맛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인간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욕쟁이 할머니가 '욕지거리' 아닌 '욕지기'를 해도 손님이 몰릴까? 욕지거리와 흔히 혼동해 쓰기 쉬운 단어가 '욕지기'다.
다음 예를 살펴보자. '내가 입원한 곳은 교통사고 전문 병원이라서 그런지 고성과 욕지기가 곳곳에서 들렸다.' '이 게시판의 용도에 맞지 않는 욕지기와 비방, 광고 등의 글은 삭제할 수 있습니다.' '받는 전화마다 욕지기다. 몇 통째인지 모른다. 나중엔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위 글에서 '욕지기'는 '욕'의 뜻으로 쓰였다. 하지만 욕지기는 '토할 듯 메스꺼운 느낌'을 의미하는 말이다. 따라서 위 예문의 욕지기는 욕지거리·욕 등으로 바꿔야 제대로 뜻을 전할 수 있다.
'의사들은 임상시험 지원자들이 땀을 흘리거나, 두통·욕지기 등을 느끼는지를 관찰한다' '임신 후 1∼3개월 사이에 주로 욕지기 증세가 나타난다' '나는 서서히 밀려드는 두통과 욕지기 때문에 냉수 두 사발에 아스피린을 먹었다' 등은 '욕지기'를 제대로 쓴 예다.
욕지기의 뜻을 제대로 안 사람이라면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욕쟁이 할머니 집에는 가도 욕지기 할머니 집에는 별로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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