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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은척 / 아는 척
사람을 보면 관심을 갖고 서로 인사하며 지내자는 뜻으로 흔히 '아는 척(=체) 좀 해라'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이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이때에는 '알은척(=알은체) 좀 해라'로 말해야 옳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는 이러한 의미로 '알은척하다'보다 '아는 척하다'가 더 널리 쓰인다. '알은척하다'와 '아는 척하다'는 서로 의미가 다른 말이다.
'알은척하다'는 '얼굴이 익은 사람 하나가 알은척하며 말을 걸어왔다' '다음에 만나면 알은척하지 않겠다'처럼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이거나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지을 때 쓴다. 반면 '아는 척하다'는 '알지도 못하면서 왜 아는 척하니?' '모르면서 아는 척하다가 망신만 당했다'와 같이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는 듯한 것처럼 꾸민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아는 척 좀 해라'라고 말을 하면 '잘난 척 좀 해라'라는 전혀 다른 뜻이 되고 만다.
한 가지 더 기억해 둘 것은 '알은척(알은체)하다'는 한 단어이고, '아는 척(체)하다'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알은척하다'는 '알은척'이라는 명사에 '-하다'가 붙어서 된 동사다. 보통의 경우 '알다'에 관형형 어미 '은'이 결합하면 '안'이 되는 것과 달리 '알은'으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알은척(알은체)하다'가 한 단어로 굳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알은 척하다'처럼 띄어 쓰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사람을 만나면 '알은척하는' 습관을 기르고, '아는 척하는' 태도는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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