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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다
사람들 간의 대화나 신문·잡지·책 등에서 '담배를 피다''불을 피다''거드름을 피다''바람을 피다' 등의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맞춤법에 어긋난다. '담배를 피우다''불을 피우다''거드름을 피우다''바람을 피우다' 등으로 써야 옳다.
'피다'는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다. 그러므로 '꽃이 활짝 피었다/ 불이 잘 피지 않는다/ 얼굴이 피고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검버섯이 드문드문 피었다/ 형편이 피었다'처럼 쓰인다. 따라서 '담배를 피다' 등처럼 목적어와 함께 쓰는 것은 문법에 맞지 않는다.
그런데 '담배를 피다'가 널리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표준국어대사전이 발간되기 이전에 대부분의 국어사전에서 '피다'를 '피우다'의 준말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엔 모두 '피다'를 '피우다'의 잘못으로 바로잡았다.
'잔이 비다/ 잔을 비우다, 잠이 깨다/ 잠을 깨우다, 날이 새다/ 날을 새우다' 등도 마찬가지로 구분해 써야 한다. 최근의 맞춤법에서는 준말을 많이 허용하고 있는데 왜 '피다'는 허용하지 않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쓰레기를 태니(태우니), 밤을 새어서라도(새워서라도), 그릇을 금세 비었다(비웠다)' 등처럼 자동사 '태다, 새다, 비다' 등은 타동사로 쓰일 경우 어색하기 짝이 없다. 이렇듯 다른 자동사들은 타동사처럼 쓰일 경우 자연스럽지 못한데, 널리 쓰인다고 '피다'만 예외로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담배를 '피지' 말고 '피워야'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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