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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하다, 때문에
현대사회는 모든 것이 바삐 움직인다. 언어도 이런 추세를 따라 속도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는 듯하다. 특히 인터넷 채팅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보면 극단적으로 줄인 것이 많다. '안녕하세요'가 '안냐세여'로 줄어드는가 하면, 웃음소리 '크크'는 'ㅋㅋ'만 남았다. 인터넷 채팅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신문·잡지 등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꼭 있어야 할 요소를 생략하고 쓰는 글이 많아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국회에서 연금법 개정안이 마침내 통과됐다. 사람들은 '조금 늦었지만 평가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 글은 사람들이 연금법 개정안 통과를 좋게 보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평가한다'라는 말만으로는 그 뜻을 전할 수 없다. 이 단어는 ' 평(評)한다'는 의미를 지닐 뿐이다. 나쁘게 평하는 것도 평가고, 좋게 평하는 것도 평가다. 이 말에 '높게/낮게/나쁘게/좋게' 등의 꾸미는 말이 붙어야 비로소 평가자의 생각이 드러난다.
따라서 위 예문도 '높게[좋게] 평가하다' 등으로 써야 제대로 뜻이 전달된다.
'차단막을 설치하거나 최종 작품만 평가하면 되는 음악·미술 분야와는 달리 체육실기는 실제 동작을 눈으로 봐야 하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이 분야는 입시부정의 '우범지역'으로 지목돼 왔다.'
이 글에서 '때문에'의 '때문'은 의존명사다. 의존명사는 단독으로 쓸 수 없다. 반드시 다른 말과 함께 써야 한다. 그래서 위 예문도 '그 때문에''이 때문에'등으로 써야 바른 문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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