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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명(作名)유감
아이의 이름을 지어 본 사람들은 그 일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사회운동이나 사건 당사자 등에게 알맞은 이름을 붙이는 일도 역시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학교에서 폭력 사태가 자주 발생하면서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안심하고 학교에 보내기만 하면 자녀가 무사히 학교에 가서 안전하게 공부하고 돌아올 수 있을까요?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부모가 안심하고 보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입니다. 이 말이 전하려는 바는 '안전한 등·하굣길 만들기'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등이었을 텐데 이름 때문에 이상한 운동이 돼버렸습니다. 대구 성서초등학교 어린이 다섯명이 개구리를 잡으러 갔다가 실종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후 타살된 것으로 밝혀져 가슴을 아프게 했던 그들을 지칭하는 말이 '개구리 소년'이었습니다. '개구리 잡으러 갔다가 실종된 소년들'을 이렇게 줄인 것입니다. 하지만 '개구리 소년'이라고 하면 '개구리를 닮은 소년'이나 '어린 개구리'가 연상됩니다. '위안부 할머니'도 자주 대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부르는 것이 합당할까요? 그분들은 일제의 성폭력 피해자이며 현재 위안부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위안부'라고 불러야 하는지, 그리함으로써 아픈 가슴에 다시 한번 못질을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름은 한번 붙여지면 고치기 어려운 만큼 지을 때 조금 더 진지하고 신중하게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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