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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재, 결제
어느덧 2003년 달력이 한 장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쉽지만 올 한 해를 정리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려면 각종 업무나 금전적인 관계 등 이것저것 마무리해야 할 게 많습니다. 업무 서류나 금전적인 관계는 '결재' 또는 '결제'라는 절차를 통해 마무리됩니다. 그러나 '결재'와 '결제'가 철자와 발음이 비슷하다 보니 혼동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이나 기업·국가 등 각 주체의 활동에는 창의적인 발상과 계획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절차 또한 필요합니다. 업무에 대하여 책임있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안건을 승인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결재(決裁)'라고 합니다. '회장님의 결재가 있어야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내년 사업에 대한 결재가 났다'등의 예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결재'는 보고와 허락의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재가(裁可)'로 순화해 쓰면 '결제'와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없습니다.
'결제(決濟)'는 일을 처리하면서 증권 또는 대금을 주고받아 매매 당사자 사이의 거래관계를 종결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한이 만료되어 돌아온 어음을 결제해야 한다' '말일이 되기 전에 물품 대금을 결제해야 한다' '지난달 카드대금을 결제하지 못했다' 등에서처럼 '결제'는 주로 돈과 관계된 거래를 마무리하는 데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서류에 도장을 찍거나 사인을 하는 것은 '결재', 돈을 갚는 것은 '결제'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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