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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회남에서 자란 귤나무를 회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열린다(橘化爲枳·귤화위지)'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도 처한 환경에 따라 본래의 우수한 형질이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우리 사회에서 되새겨 볼 부분은 없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마음의 안식마저 잃다 보니 '우리 땅'을 버리고 떠나는 사람이 많습니다. 서울 강남학군으로의 무분별한 이주, 이민, 원정 출산 등등.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사회 환경이 원인이긴 하지만 정작 소중한 '우리 것'까지 잃어버리지 않을까 염려되는 면도 있습니다.
농산물을 판매하는 매장에 가면 '신토불이(身土不二)'라고 큼직하게 쓰인 플래카드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것이 우수하다는 것을 홍보하는 것 같은데 정확한 뜻과 어원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신체(身)와 환경(土)은 뗄 수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모방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 만들어져 식생활 용어로 둔갑해 사용하고 있는 말입니다. 불교 용어 중 '불신국토(佛身國土)'에서 '신토'를, 사찰에 들어가는 세 문 중 '해탈의 경지에 드는 마지막 문'인 '불이문(不二門)'에서 '불이'를 따 합쳐 탄생된 말이 '신토불이'입니다.
일본에서조차 본래 뜻과는 다르게 변질돼 사용되고 있는 것을 우리 농산물을 판매하는 곳에서 버젓이 걸어놓고 자랑스레 사용하고 있다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신토불이'는 마땅히 '우리 몸엔 우리 농산물' 정도로 고쳐 사용해야 하리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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