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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우리가 잘못 쓰는 말 중에 '더 이상'이라는 표현이 있다.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데 우리말 부정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쓰인다. 이 말이 우리말에 들어오게 된 것은 아마 영어 'not…any more'를 번역한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문투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너무나 많이 쓰여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지만 틀린 표현임은 분명하다.
'더'는 '계속하여 또는 그 위에 보태어''어떤 기준보다 정도가 심하게 또는 그 이상으로'를 뜻하는 부사다. '이상(以上)'은 '만 20세 이상' '둘은 보통 이상의 관계다'처럼 쓰여 '수량이나 정도가 일정한 기준보다 더 많거나 나음'을 의미하는 명사다. '더 이상'이라는 말은 '더'에 '이상'의 뜻이 이미 들어 있어 의미가 중복된다. 이는 '덜 이하'가 말이 안 되는 것과 같다.
또 부사는 용언(동사·형용사)을 꾸미는 기능을 하는데, '더'라는 부사가 '이상'이라는 명사 앞에 자리한 것부터 이상하며 이러한 기형적인 형태로 뒤에 나오는 술어를 꾸밀 수는 없다. '더'나 '더는'으로 표현하면 충분하다. 부사는 또한 그것이 수식하는 말과 가까이 있는 것이 좋으므로 '더'의 위치를 옮김으로써 의미를 더 명확하게 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이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다.'(→∼더 기대할 것이 없다.) '회사만 잘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더 바랄 것이 없다.) '이제 더 이상 못 봐 주겠다.'(→이제 더는 못 봐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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