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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개펄
물빛과 하늘색이 짙어지니 철새들도 바쁘다. 황혼을 틈타 길 떠나는 나그네들이 잠시 머무르며 이별의 군무를 펼치는 곳이 있다. 물 빠진 바닷가다. 이런 곳을 '갯벌'과 '개펄' 중 어느 것으로 표현해야 하는지 궁금증이 일 때가 있다. '개펄'은 갯가의 거무스름하고 미끈한 '흙'을 말하고, '갯벌'은 바다에 접한 넓고 평평한 '땅'을 말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원을 따져보면 '개펄'과 '갯벌'의 첫 글자 '개'는 강이나 내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 즉 강 맨 아래쪽인 하구(河口)와 바다가 만나는 곳을 말한다. '벌'은 넓은 벌판, '펄'은 '벌'이 거센말화한 것이다. 이처럼 어원만으로 본다면 갯벌과 개펄은 다른 점이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러나 사전을 찾아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다. '개펄'은 '갯가의 개흙이 깔린 벌판'이다. 물이 빠지고 난 뒤 바다에 드러나는 미끈미끈하고 질척거리며 검은 빛이 나는 곳으로 간조와 만조의 차가 큰 곳에 발달한다. 이 때문에 동해안보다 서해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여름이면 고운 개흙을 이용해 피부 미용을 위한 갖가지 진흙 마사지 행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갯벌'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모래사장 또는 그 주변의 넓은 땅'으로 개흙이 깔린 부분 외에 바다와 접한, 모래가 깔린 부분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따라서 개펄보다 의미가 더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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