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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다, 가리키다
길을 가다 보면 신호등이 많이 보인다. 빨간색·노란색·초록색 등(燈)이 켜지고, 또 차량과 그것을 만든 주인인 사람들이 변하는 색깔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로봇같기도 해 재미있다. '교통 표지판에서 빨간색은?' '멈춰야 해요.' '그럼 초록색 등은 무얼 가르치죠?' '가도 좋다는 뜻이에요.' 유치원에서 교통신호에 대해 말씀하고 있는 선생님이 고맙긴 한데 우리말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도 알고 출발했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가르치다'는 사람이 중심이 돼 지식이나 기술·이치 등을 깨닫게 하는 일, 즉 교육(敎育)을 한다는 말이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한 집안의 화목은 주부의 조그마한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가르쳤다' '가르침을 제대로 해야 국가가 바로 선다' 등이 용례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가리키다'는 손가락·고갯짓 등으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꼬집어 나타내 보이거나 강조할 때 쓰는 말로 '지시'나 '지정'의 개념이 있다.
사회적 약속에 의한 각종의 도로표지판·경고 표시 등 그림으로 나타낸 상징물도 가리키는 예에 포함된다. '가리키다'의 용례는 '사람들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그를 가리켜 현대판 홍길동이라고 했다' '그는 손가락으로 북쪽 하늘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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