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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며칠
'몇일'과 '며칠' 중 어느 것이 맞는지 부산외고 1학년 정예름 학생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질문을 해 왔다. '며칠'이 맞는 말이다. 1988년 맞춤법 개정 이전에는 '몇일'과 '며칠'을 구분해 사용했으나 새 맞춤법은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은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고 규정하면서 '며칠'로 통일해 적도록 했다. 이전에는 '수능 시험까지 몇 일이 남았느냐'에서처럼 몇 날을 얘기할 때 '몇 일'을 사용하고, '오늘이 몇 월 며칠이냐'에서처럼 날짜를 가리킬 때는 '며칠'을 썼으나 두 경우 모두 '며칠'로 하도록 했다. 그러므로 앞의 예도 '수능 시험까지 며칠이 남았느냐'로 해야 한다.
'며칠'이 우리말 '몇'과 한자어 '일(日)'의 합성어인 '몇일'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우리의 옛말 '며츨'에서 온 것이며 '며칠'의 본말은 '며칟날(며츨+ㅅ+날)'이다. 따라서 '며칠'은 순수한 우리말이 이어져 온 것으로 보는 게 옳다.
발음상으로도 '낮일'이 [나질]이 아니라 [난닐]로 소리 나듯이, '며칠'이 '몇+일'의 합성어라면 [면닐]로 소리 나야 하나 'ㅊ'받침이 내리 이어져 [며칠]로 발음되므로 어원이 불분명하다. 이런 의미에서 소리 나는 대로 '며칠'로 적어 불규칙성을 반영함으로써 혼란을 피하도록 했다.
많은 우리의 고유어가 한자어에 밀려나고 사전에서도 사라지는 현실에서 '몇일' 대신 고유어인 '며칠'을 표준어로 삼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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