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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우리의 통일은…남쪽의 피눈물과 북쪽의 피눈물이 만나 굽이쳐 모든 군사장치와 허섭스레기를 쓸어내는 것입니다.'
『백기완의 통일이야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인용어의 '허섭스레기'. 약간 생소한 단어다. 문맥으로 보아 '쓸모없는, 거추장스러운 그 무엇'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일부에선 '허접쓰레기를 잘못 쓴 것이겠지'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좋은 것이 빠지고 난 뒤에 남은 허름한 물건'이란 뜻의 순우리말이다. 아래에 쓰인 용례를 보면 그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있다.
'딸이면 몰라도 며느리에게는 시어머니가 쓰던 구닥다리 물건들이 허섭스레기로 보일 수도 있다.' '허섭스레기에 불과한 저를 용서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편 '허름하고 잡스러운 느낌이 들다'란 뜻으로 '허섭스럽다'를 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이때는 '허접스럽다'가 맞는 말이다. '허섭스레기'와 내용상 관련이 있어 보이지만 철자가 다르다. '허접쓰레기'는 '허섭스레기'를 잘못 발음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인터넷 상에서 상대의 행동을 비난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허접 플레이' 또는 '허접 짓 하지 마라'등의 표현 역시 적당한 것이 아니다. '허접(許接)'은 명사로 '도망친 죄수나 노비 등을 숨겨 묵게 하던 일'을 뜻하는 것으로 그의미가 다르다.
참고로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는 '허섭스레기'와 같은 의미로 '허접쓰레기'가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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