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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과 장본인
독자들에게서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주인공'과 '장본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주인공을 '영화·연극·소설 등에서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 또는 어떤 일에 중심이 되거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장본인은 '어떤 일을 꾀하여 일으킨 바로 그 사람'으로 정의해 놓아 다분히 모호한 구석이 있다. 그 외 다수 사전은 장본인에 대해 '나쁜 일을 빚어낸 바로 그 사람'이라고 풀이해 놓았는데, 많은 사람은 대체로 다수 사전의 용례를 따르고 있다. 다음 문장들을 살펴보자.
'사후에 2억원대에 이르는 익명의 장학금을 기탁한 장본인으로 알려진 고 이춘달(전 르완다 명예대사)씨의 추모집을 동문들이 발간, 화제가 되고 있다.'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수차례에 걸쳐 욕설을 올린 주인공은 朴모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두 문장에 쓰인 '장본인'과 '주인공'은 위치가 바뀐 감이 있다. '익명의 장학금을 기탁한 주인공으로 알려진…' '욕설을 올린 장본인은…'으로 바꿔 보면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이와 같이 주인공은 좋은 일에 대해, 장본인은 나쁜 일을 일으킨 주동자나 주로 부정적인 일의 중심 인물을 가리킬 때 쓰는 것이 합당하다. 누구든지 살아가면서 모든 일에 주인공이 되려고 하지 장본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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