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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늦었어!
'따르르릉. 아이쿠, 벌써 아홉시잖아. 또 지각이다. 어제 1차만 마시고 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그 녀석이 자꾸 좋은 데가 있다고 구스르는 바람에…. 저번엔 아파서 병원에 들렸다 회사에 가겠다고 둘러댔는데 이번엔 뭐라고 하지? 할 수 없지 뭐. 싹싹 빈 다음 과장 비위를 거슬릴 만한 일은 나중에 처리하는 거야.'
여러분은 지각 안 하시겠죠? 오늘은 지각대장 김대리를 따라가 봅시다. 그의 친구는 굉장한 술꾼입니다. 항상 한잔 더 하자고 친구들을 꾑니다. 이렇게 그럴듯한 말로 유혹하는 것을 뜻하는 단어가 '구슬리다'입니다. 김대리는 이걸 '구스르다'로 잘못 알고 있네요. 그 녀석이 '구스르는 바람에'가 아니라 '구슬리는 바람에' 이 지경이 된 거지요.
여러분은 지각하면 어떤 핑계를 대시나요? 병원 얘기는 꺼내지 마세요. 몸 약한 건 자랑이 아니니까요. 지나는 길에 잠깐 거치는 것은 '들르다'입니다. 그걸 김대리는 '들리다'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병원에는 '들렸다'가 아니라 '들렀다' 가는 것입니다.
거스르다는 '-을 거스르다'의 형태로, 거슬리다는 '-에 거슬리다'의 형태로 사용됩니다. 김대리가 업무 중 졸게 되면 당연히 과장의 비위를 거스르게 되겠지요? 지각한 주제에 상사의 눈에 거슬릴 행동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막강한 알코올의 힘을 그가 어찌 이길 수 있겠습니까.
나른한 봄, 내일을 위해 일찍 집에 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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