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7,747 추천 수 45 댓글 0
설거지나 하세요.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없다. 빈 식탁에 흰 종이 한 장만 달랑 놓여 있다. '여보 시장 갔다 올께, 밥 차려 먹어.' 아유, 밥이나 좀 차려 놓고 가지. 그렇지만 내가 간 큰 남편은 아니잖아. 냉장고 뒤져 김치 꺼내놓고 밥통에서 밥을 퍼 얌전히 식탁 앞에 앉는다. 그런데 '갔다 올께'라고? 밥은 못 차려주더라도 쪽지는 제대로 써야지. 맞춤법 바뀐 지가 언젠데. 어디 이걸로 한번 기를 꺾어 볼까? 아직도 맞춤법이 바뀐 걸 모르는 분들은 살짝 알려드릴 테니 기억해 두기 바란다.
전에는 '갈께''할께'처럼 '-ㄹ께'로 적는 게 옳았다. 하지만 이젠 '갈게''할게'처럼 표기하는 게 맞다. 자세히 설명하면 ⑴'-ㄹ게''-ㄹ지니라''-ㄹ지어다''-올시다' 처럼 의문을 나타내지 않는 어미들은 예사소리로 적고 ⑵ '-ㄹ까''-ㄹ꼬''-리까''-ㄹ쏘냐'처럼 의문을 나타내는 것들은 된소리로 적는다.
'딩동.' 아 드디어 오셨군. 장바구니부터 받아놓고…. '여보, 이리 앉아봐요. 1988년에 맞춤법이 바뀌어서 이젠 '갔다 올께'란 말은 없어졌어. '갔다 올게'라고 써야지.' '뭐라고요, 이 양반이. 힘들어 죽겠는데. 빨리 설거지나 하세요.'
김형식 기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83,159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9,361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43,690 | 2006.09.09 |
3626 | 성씨(姓氏)의 장단음 | 風文 | 892 | 2024.11.08 |
3625 | 흙밥과 흙수저 | 風文 | 913 | 2024.11.08 |
3624 | 불규칙용언 (2) -시옷불규칙용언, 디귿불규칙용언 | 風文 | 790 | 2024.11.06 |
3623 | 외래어의 받침 | 風文 | 730 | 2024.11.06 |
3622 | 손글씨 | 風文 | 736 | 2024.11.04 |
3621 | 불규칙용언 (1) | 風文 | 857 | 2024.11.04 |
3620 | 받침과 대표음 | 風文 | 762 | 2024.11.01 |
3619 | 간식(間食)의 순화어 | 風文 | 767 | 2024.11.01 |
3618 | 모음조화 | 風文 | 725 | 2024.10.28 |
3617 | 관용구와 속담 | 風文 | 800 | 2024.10.28 |
3616 | 고급지다 | 風文 | 818 | 2024.10.25 |
3615 | 고유명사의 띄어쓰기 | 風文 | 827 | 2024.10.25 |
3614 | 단위명사 | 風文 | 1,394 | 2024.10.24 |
3613 | 혼밥과 혼술 | 風文 | 1,297 | 2024.10.24 |
3612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4) | 風文 | 1,426 | 2024.10.23 |
3611 | ‘김밥’의 발음, 어떻게 할 것인가 | 風文 | 1,325 | 2024.10.23 |
3610 | 웃프다 | 風文 | 914 | 2024.10.22 |
3609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3) | 風文 | 814 | 2024.10.22 |
3608 | 아저씨 | 風文 | 880 | 2024.10.21 |
3607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2) | 風文 | 990 | 202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