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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론?
“무엇을 보수(保守)하고 어떻게 변화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인가. 이명박 박근혜씨는 지금 그 구체적 방법론을 놓고 경쟁하기도 빠듯한 시간이다.”
최근의 어느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사전은 ‘방법론’을 ‘학문 연구에서 진리에 이르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에 관한 이론’으로 풀이한다. 확실한 개념은 밀쳐 놓더라도 우선 대단히 어려운 학문 용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풀이를 봐도 뜻이 잘 전달되지 않는 이런 어려운 말을 왜 매우 단순하고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일에다 쓰고 있는가?
두 사람은 지금 ‘방법’을 놓고 경쟁하기도 빠듯한 시간이지, 방법론을 놓고 경쟁하기도 빠듯한 시간이 아니다. ‘방법’이 ‘방법론’으로 바뀌는 순간 모든 확실한 것들이 모호해지면서 글 전체가 안개 낀 시야가 돼 버린다. 사유 자체가 어렵고, 그 사유에 다가서려니 어쩔 수 없이 난해한 학문적 용어를 써야 한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터이다. 그러나 앞에서 인용한 문장은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론’이라는 접미사 자체가 우선 모호함을 더한다. 무슨 대단히 함축한 뜻이 있는 것처럼 전달되기 때문이다. “야당 태도는 반대론이라기보다는 회피론에 가깝다”는 구절도 볼 수 있었다. 여기서도 그냥 “반대라기보다는 회피에 가깝다”고 하면 쉽고 명료하게 전달된다.
‘론’이니 ‘학’이니 ‘설’이니 하는 접미사들을 자꾸 글이나 말에 끌어들이는 것은 특히 얼치기 지식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우재욱/우리말순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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