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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한
언젠가 교사들이 쓴 글을 함께 보면서 “자녀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이라는 부분을 보고 ‘대해’라는 말을 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이라고 하면 말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다음 문장을 보자.
“이처럼 법관과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높아지는 것은 법과 법치에 대한 근본적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테러사건은 사법부의 판결에 대한 불만이 법관에 대한 테러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권위 및 법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심각한 위기의 징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중앙 일간지에 실린 칼럼에서 잘라온 문장이다. 몇 줄 안 되는 문장에 ‘~에 대한’이라는 말이 여섯 번이나 들어갔다. 글을 읽어 가다가 이런 대목을 만나면 흡사 잘 포장된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군데군데 튀어나온 돌멩이이나 턱을 타고 넘는 느낌이 든다. 이 문장에서 ‘대한’을 넣어야 할 데는 ‘판결에 대한 불만’ 한 군데뿐이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문장을 조금만 바꾸면 얼마든지 ‘대한’이라는 돌멩이 없이 쓸 수 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높아지는 것은” 또는“법치에 대한 근본적인 위기를 초래”에서 ‘대한’을 빼 버리고 읽어보면 우리말다운 자연스러운 문장이 된다. “부장판사에 대한 테러 사건”은 그냥 “부장판사 테러사건”이라고 하면 간명하다.
이런 문장은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영어 번역투 문장에 물든 결과다. 번역에 종사하는 분들도 이런 투의 번역문을 만들어 퍼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재욱/우리말순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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