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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비무장지대의 철책이 오래되니 언어마저 변질됐다. 그 현장을 살펴봤다.
남한의 표준어에 대응해 북한엔 ‘문화어’가 있다. 중국식 한자말이나 일본식 한자말, 외래어 등을 주체사상에 맞게 다듬어 사용한 흔적이 보인다. 남한과 형태는 다르지만 의미가 같은 말(남새-채소, 소래-대야, 마라손-마라톤, 가슴띠-브래지어, 옷 벗는 칸-탈의실 등)이 있는가 하면, 형태는 같으나 뜻을 달리해 사용하는 말도 있다.
‘가치담배’의 경우 남한에선 갑을 뜯어 한 개비, 두 개비씩 낱개로 파는 담배를 뜻하나 북한에선 종이로 길게 만 담배인 ‘궐련(券煙)’의 의미로 쓰인다. ‘일꾼’이란 용어는 남한에서 일반적으로 ‘품삯을 받는 노동자’의 개념이 강하나 북한에선 ‘혁명과 건설을 위해 일정한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조건을 붙여 사용하고 있다.
‘소행’이란 단어의 경우 더 이질적이다. 남한은 “소행이 괘씸하다” “면식범의 소행이다” 등으로 사회적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묘사할 때 쓰는데 북한에선 ‘아름다운 소행’ ‘소행이 방정하고 기특한 동무’ 식으로 선행을 격려할 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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