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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음료
영어의 치킨(chicken)은 닭고기이지만 우리나라의 치킨은 닭튀김이다. ‘영양센터’는 전기구이 통닭을 내놓고 ‘치킨집’에서는 닭튀김, 그러니까 ‘프라이드치킨’을 팔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닭튀김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쯤이다. 미국 켄터키 주에서 닭튀김을 팔던 커널 샌더스의 조리법을 바탕으로 만든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이 한국에 들어온 때이다. 지금 이 가게의 이름은 ‘케이에프시’(KFC)이다. ‘튀김 음식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얘기가 나돌던 1990년대에 튀김 음식의 인상을 조금이라도 덜 주기 위해 ‘프라이드’를 간판에서 지우려 한 결과이다.
1990년대 후반 한국에 등장한 ‘패밀리 레스토랑’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가족 손님을 위해 다양하고 싼 요리를 갖춘 식당’임을 내세우기 위해 ‘패밀리’를 앞세워 홍보했던 이 식당의 주 고객층은 가족이 아닌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으로 바뀌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아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었던 부모들의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패밀리’를 앞세우면 자녀 손잡고 오는 부모들이 많을 것이고, ‘프라이드’를 간판에서 지우면 튀김의 부정적 인식을 덜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게 업자들이다.
‘기능성 음료’라는 게 있다. 마시면 ‘살이 빠지고’,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되며’, ‘에너지를 공급해준다’고 선전하는 음료이다. 기능성 음료 중에 ‘에너지 음료’가 가장 많이 팔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에너지 음료’의 칼로리는 110킬로칼로리 안팎으로 일반 청량음료와 비슷한 수준이니 ‘에너지 공급’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에너지 음료’가 여느 것과 다른 점은 카페인이 들어 있다는 것이니 ‘각성 음료’라 하는 게 성질에 더 맞는다. ‘각성 음료’라 하면 ‘에너지’라는 말에 넘어가 ‘카페인 흡입’하는 청소년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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