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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고객님 앞으로 주문 상품 <나이 한 살>이 배송중입니다. 본 상품은 특별주문 상품으로 취소·교환·환불이 불가합니다. 상품 수령 후 수취 확인 바랍니다.’ 연말에 접어들면서 돌아다니는 문자메시지이다. ‘가는 세월’ 아쉬워하는 세대가 공감할 내용이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의 맛을 마흔 넘어서야 되새김하는 늦깎이인 나는 ‘특별주문 상품’인 ‘나이 한 살’이 싫지만은 않다. 청춘의 뒤끝은 여전히 내게 남아 있고 중년 이후에야 알 수 있는 신체의 변화를 몸소 겪으며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아 온다. 새해는 새 학기처럼 다가온다. 2011학년에서 2012학년으로 ‘진급’하는 것이다. 한 해 더 ‘진급’하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호젓한 절간에서 ‘해맞이 템플스테이’를 하고 고즈넉한 성당에서 ‘송구영신 피정’을 하는 이들이다. 묵상과 성찰을 통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차분히 앞날을 도모하는 게 낫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경구는 그래서 뜻깊다.
인생의 속도와 방향은 부모와 스승, 동료 그리고 책을 항법사 삼아 자신이 결정한다. 낯선 길의 동반자는 ‘지도를 보이거나 지름길을 찾아주어 자동차 운전을 도와주는 장치나 프로그램’(표준국어대사전)인 ‘내비게이션’이다. 항법사에 어울리는 외래어는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내비게이터’이다. “‘내비게이션’은 ‘길도우미’로 다듬었다”고 밝힌 국립국어원 연구원도 “‘내비게이션’은 영어를 바탕으로 한 우리식 외래어, 이른바 콩글리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한겨레> 2008년 7월) 국립국어원은 <2003년 신어자료집>에 ‘한 지점으로부터 다른 지점으로 정확히 도착하게 하는 데 이용하는 차량용 항법장치’로 ‘내비게이터’를 수록한 바 있다. 2003년에 ‘내비게이터’를 인정했다가 이렇다 할 설명 없이 ‘내비게이션’을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로 올린 국립국어원의 뜻이 궁금하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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