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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성
우리나라에서 내각의 우두머리는 국무총리다. 흔히 ‘총리’로 줄여서 쓴다. 한때 외국의 내각 수반을 ‘수상’이라고 했다. 수상은 어느 특정한 나라의 내각 수반을 이르는 제도적 명칭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내각 수반을 통틀어서 이르는 말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외국의 내각 수반을 수상이라고 하는 예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우리나라의 명칭에 따라 ‘총리’라고 한다.
“영국 상무성 조사에 따르면 최근 25년간 녹지 투자가 이루어진 사업장 대부분이 단수노조 사업장이었다.” 중앙 일간지 기사에서 잘라온 문장이다.
영국 중앙 행정기관의 명칭에 ‘성’이라는 말을 썼다. 중앙 행정기관의 명칭에 성(省)을 쓰는 나라는 일본·북한 등이다. 영국 중앙 행정기관의 명칭을 영어 그대로 적거나 음역할 수는 없기에 우리 나름의 용어를 만든 것인데, 왜 하필 일본·북한의 명칭을 써야 하는가. 우리의 명칭대로 ‘상무부’라고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성’에다 ‘일본, 미국, 영국 등의 중앙 행정기관’이라는 풀이를 달아놓았는데, 수긍하기 어렵다. 일본의 중앙 행정기관이야 당연히 ‘성’이겠지만, 미국·영국은 우리의 행정기관 명칭에 따라 ‘부’로 쓰는 편이 옳을 것이다. 물론 관습적으로 한동안 미국·영국의 중앙 행정기관 명칭에 ‘성’을 썼지만, 근래에 이르러서는 거의 ‘부’로 바뀌었다.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수상’을 ‘총리’로 바꿔 쓰는 것처럼.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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