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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자신’이라는 말이 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달래시면서도 선생님 자신이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는 말에서 ‘선생님 자신’은 ‘선생님’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말이다. 이러한 뜻의 ‘자신’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 뒤에 널리 쓰인다. 특히 인칭대명사를 앞선 말로 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나 참고 살아온 줄 아는가… 내 자신을 이기기 위해” 어느 정치인의 말을 그대로 옮긴 신문기사 제목이다.
기사의 ‘내 자신’은 ‘나 자신’으로 쓰는 게 반듯하다. 하지만 자기 또는 상대방을 강조할 때 ‘내 자신, 네 자신’으로 쓰는 예가 심심찮게 발견된다. 오히려 ‘나 자신, 너 자신’보다 더 널리 쓰이고 있지 않나 싶다. 소크라테스가 했다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도 “네 자신을 알라”로 써놓은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심지어 “네 자신을 알라”를 예문으로 실어놓은 사전도 있다.
인칭대명사 ‘나, 너’ 뒤에 주격조사 또는 보격조사 ‘가’가 이어지면 ‘내가, 네가’로 된다. 일부 지방에서는 ‘나가, 너가’로 쓰기도 하지만 표준어가 아니다. 그 외의 ‘내, 네’ 형태는 ‘나, 너’에 관형격조사 ‘의’가 붙어서 줄어진 말밖에 없다. 그래서 ‘나의 자신, 너의 자신’이 줄어서 ‘내 자신, 네 자신’이 된다고 해석하지 않았나 싶다. 영어의 ‘myself, yourself’ 따위의 단어들이 잘못을 부채질했을 수도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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