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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 호응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한 것을 문장이라고 한다. 문장은 낱말들로 구성된다. 한 문장 안에서 각 낱말은 다른 낱말들과 호응하면서 독자적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문장에서 낱말들은 일정한 질서에 따라 배열해야 하고, 다른 단어들과의 호응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아마도 신문이나 방송치고 이런 경우를 한두 번 당하지 않은 기관이 없을 정도다.” 신문이나 방송이 종교 등의 비리나 문제점을 보도했을 때 당하는 봉변을 다룬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인용한 문장의 첫 낱말 ‘아마도’와 마지막 낱말 ‘정도다’의 호응을 살펴보자.
‘아마도’는 미루어 짐작하건대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을 나타내는 부사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확실하다거나 틀림없다거나 하는 단정적인 뜻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리라는 상당한 정도의 믿음이 있음을 내비치는 말이다. 문장의 마지막 낱말 ‘정도다’ 역시 단정적인 표현은 아니다. ‘없을 정도다’라고 하면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지만, ‘없다’는 사실에 상당 이상의 믿음이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인용한 문장에서 이 두 낱말은 호응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글을 쓰다 보면 흔히 이런 경우가 있다. 문장 첫머리에 ‘아마도’라고 써놓고 한참 써나가다가 ‘정도다’를 쓸 즈음에는 앞의 ‘아마도’가 가물가물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아마도’를 빼거나 ‘없을 정도다’를 ‘없을 것이다’로 바꾸면 자연스럽다.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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