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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슴날
언어예절
먹고살자면 마땅히 일을 해야 하며, 놀고먹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들 여긴다. 어떤 사회든 필요에 따라 일거리를 만들고 사람을 부린다. 일 따라 계층이 생기고, 계층·계급 따라 하는 일이 나뉘며, 벌이 차이가 나고 이로써 높낮이가 생긴다.
‘일하지 않으면 품삯도 없다’(무노동 무임금)는 말은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무서운 얘긴데, 흔히 경영자들이 노동조합 전임자에게 품삯을 주지 않으면서 쓰기도 한다.
일거리가 있는데도 일하기를 마다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일거리·일자리를 애써 찾아도 얻지 못해 노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5월1일은 노동절이다. 근로자 곧 일꾼들의 날이다. 농촌경제가 중심이던 옛시절에도 비슷한 날이 있었다. 아직 바쁜 농사철이 되기 전인 음력 이월 초하룻날. 머슴날·일꾼날에다 사람 따라 노비날이니 하리아드랫날이니 했으나 일꾼들의 잔칫날인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어려워진 살림 탓인지 올해도 잔칫날 기분이 나지 않는 듯하다.
전날, 머슴은 새경(연봉)을 받았는데, 요즘 월급쟁이와 별다를 게 없었다. 자본가는 자본을 묻어두거나 돌리는 일이, 경영자는 기업 살림살이가 곧 일이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머슴 아닌 사람이 없다. 그러니 일에 차별을 두거나 일을 낮잡는 생각이 곧 자신을 차별하고 업신여기는 일인 셈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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