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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
외래어
사람들은 자기 몸만 돌보는 비겁한 사람보다는 정의로운 사람을 좋아한다. 성격이 급한 사람보다는 느긋한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 정작 많은 이들이 자기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것보다 덜 정의롭고 덜 느긋하다. 여전히 ‘옳은 것’을 마음으로라도 중시하기에 인간 사회가 유지되는 게 아닐까.
오래지 않은 과거에 등장한 말로 ‘뒷담화’가 있다. 이는 많은 남성들의 기억으로는 당구할 때 사용하던 ‘뒷다마’(를 까다, ‘다마’는 일본말)가 그 본디 모습이다.
‘뒷다마를 까다’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말 그대로 앞뒤로 놓인 공 가운데 뒤쪽 공을 맞히는 것을 이르거나, 의도적이든 아니든 당구봉에 맞은 공이 당구대를 돌다가 다른 공을 맞힐 때 앞으로 맞히지 않고 돌아서 뒤를 맞히는 것을 이른다. 그러다가 일상생활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 떳떳하게 당장 말하지 못하고 나중에(뒤에) 왈가왈부하다’, 또는 ‘일이 끝난 뒤에 이러니저러니 다시 언급하다’라는 속어가 됐다. 이것이 일종의 순화 과정을 거쳐 ‘뒷담화’가 된 것이다. 뜻에서도 ‘뒷이야기’ 정도의 쓰임이 덧붙었다.
원래 이런 용도의 표현으로는 ‘뒷공론’, ‘뒷말’이 이미 있었다. 따라서 ‘뒷담화’는 어찌 보면 불필요하게 만들어진 새말이다. 그러나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은 아마도 어원인 ‘뒷다마’가 지녔던 냉소적이면서 풍자적인 요소가 떠오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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