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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과 아사달
신화는 그 겨레의 뿌리이자 정신세계를 반영한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단군신화’는 우리 겨레의 뿌리이자 정신세계가 담긴 것라고 할 수 있다. 하느님의 아들인 환웅이 아사달 신단수에 내려와 웅녀와 혼인하여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의 이름을 단군이라 불렀다는 게 단군신화의 내용이다. 이에 <신증동국여지승람>은 하늘에서 신인이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와 나라를 세웠는데, 백성들이 그를 단군이라 부른 것으로 기록한 바 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두 문헌에 나온 기록을 통해 단군신화에 나타나는 ‘아사달’과 ‘태백산’이 같은 곳을 뜻함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아사달’에서 ‘달’은 <삼국사기> 지리지 고구려계 땅이름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한자어 ‘산’(山)과 같은 뜻을 지닌 말이며, ‘아사’는 ‘아침’의 어원에 해당하는 말로, 알타이어에 드는 퉁구스·터키·몽골어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과 ‘밝음’, ‘태양’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렇기에 단군이 세운 나라를 ‘조선’(朝鮮)이라 부른 것도 자연스러운 일로 보인다. 아침을 밝히는 주체가 ‘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태백산’은 ‘아사달’의 한자어인 셈이다. 더욱이 ‘태백산·소백산·백운산·백마산’에 나오는 ‘백’(白)은 모두 ‘태양’과 관련을 맺는데, 이는 ‘해’를 한자로 옮길 때 ‘백’(白)을 썼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해’와 관련된 땅이름들이 많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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