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꿍치다
‘돈이나 물건 따위를 몰래 감추다’는 뜻을 나타내는 낱말로, 사전에 오른 말에 ‘꼬불치다’가 있다. ‘용돈을 꼬불치다’, ‘비상금을 꼬불치다’ 등으로 쓰이는 어감이 속된 말이다. 이 ‘꼬불치다’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말로 ‘꿍치다’가 있다.
“병배는 나더러 뭔가 속에 꿍치고 있는 걸 풀어놔야 술이 제대로 받아들여진다고 했지?”(황순원 〈신들의 주사위〉)
“그렇게 약 먹고 살고 싶어하는 남편을 아스피린도 아까워 밀가루를 섞여 멕이면서 그만한 목돈을 꿍쳐 놓았으니 그게 사람이유.”(박완서 〈흑과부〉)
“주머니에는 이리저리 꿍쳐 두었던 삼천 원이 전 재산이었습니다.”(황석영 〈이웃사람〉)
“게다가 도복을 꿍쳐 메고 도장을 드나들며 유도로 단련이 된 몸은 날렵하면서도 튼튼했다.”(박경리 〈토지〉)
앞에 든 보기에서 그 쓰임을 살피면, 마지막 보기(토지)를 빼고는 두루 ‘돈이나 물건 따위를 단단히 숨기거나 간직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현재 국어사전에는 마지막 보기처럼 ‘세게 동이거나 묶다’의 뜻으로 쓰인 ‘꿍치다’가 올림말로 올랐을 뿐이다. ‘꿍치다’란 말에 ‘단단히 숨기거나 간직하다’는 뜻이 생긴 셈인데, 이는 ‘세게 동이거나 묶다’는 의미에서 번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갈래를 새로 하나 잡아 확대된 뜻을 올려야 할 필요가 생긴다. 이처럼 말은 하나이지만 뜻이 여럿으로 쓰이는 낱말을 ‘다의어’라 한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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