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레이더 땅거미 숨는 잿빛 보도 위의 또각거림 오른 뺨으로 여나무개의 골목입구가 지나갔다 다음 모퉁이 아니, 그 다음 모퉁이 버스가 서자마자 번호도 읽지 않고 올라탄다 정차 횟수나 목적지는 의미없고 앉아 흔들거리다 너의 느낌이 오면 주저없이 내려 걷는다 밤의 시작을 알리는 가로등의 신호를 엉거주춤 바라보다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오른 뺨으로 여나무개의 골목입구가 지나갔다 곁눈질로 매 순간을 찍어대며 가까운 버스정류장을 향해 다시 쫓기듯 걷는다 우연히 마주치면 어떤 말을 할까 나는 널 찾아 다니며 산다 할까? 詩時 : 2005.11.08 18:33 風磬 윤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