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떡꺼떡 백담사 - 경진희
길이라 간다만은 물길 있어 체면 서고
걸터앉은 구름은 굴러 버릴 이슬이고
달빛이 파고들까나 뼈 속까지 스밀까나
나뭇잎 벌어지는 소리가 날 것 같은
흥 대로 난 길로 꺼떡이며 가 보자
바람이 서둘지 않으니 절로 가는 세상이다
옥을 훔친 물빛은 청용가나 불러라
고스란히 들어낸 바위하고 살던가
솔 향이 건드리면은 주체 못할 사랑이다
열두 줄 가야금은 하늘을 빌렸다
이미 터진 불 꽃 같은 환장할 인심이다
돌탑이 살아 웃으니 그림자 물 마신다
여름날의 햇빛에 풍경도 늘어지고
잎새의 한 줌마다 그리움과 긴 기다림
스님의 목탁 소리가 마당을 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