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 권희로
지리산 노고단에 철쭉꽃 피는 소리
산새들 지저귀며 천렵을 즐기는가
진분홍 봄 내음이 속마음을 흔드누나
천왕봉 산 기슭에 꽃바람 눈을 뜨고
새하얀 뭉게구름 반야봉 감싸 돌면
나는야 구름타고 하늘 날면 좋을레라
쌍계사 목탁소리 백 팔 번 가슴 쳐도
마음문 안 열리어 인생노고 못 막으니
노고단에 올라서서 소리 한번 쳐 볼까나
지리산 굽이 길을 굽이굽이 올라가고
인생행로 한평생 굽이굽이 세월 가니
늙는 것 어이하랴 거쳐야 할 철칙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