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랑/오기일 장미빛 그리움을 노을로 물들이고 연연히 맺힌 망울 화사하게 피워 내도 가녀린 바람결마저 꽃잎 속에 재웠다. 빛깔에 향기 실어 하늘 가득 뿜어 내도 아무 것 바라잖는 호젓한 그대 뜨락 달빛드 종소리가 꽃 그림자로 어린다. 두고 갈 이름 하나 아련히 되뇌이며 표표히 지는 세월 홀씨 펄펄 날리우곤 속사랑 제 풀에 겨워 눈꽃 마구 피워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