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思母曲) - 전태규
가랑잎 하나로 허무의 집을 짓고
몽당연필 하나로 구원의 시를 쓰며
밤마다 청산을 베고 어머님, 불러 봅니다.
산마루 빗겨가며 손짓하는 저 구름
바람도 숨이차서 고향 달빛 찾아드니
지붕 위 새하얀 박꽃 꿈속에서 반깁니다.
사랑의 문을 열면 먼 발치 그리운 꽃
다가서면 가슴 떨려 눈물 절로 나오고
어머님, 그리움 모아 연꽃으로 핍니다.
가을 아침 꽃잎 새로 곱게 맺힌 눈망울
두고 온 고향산천 언제 다시 찾을건가
어머님, 사립문 여시고 새벽길 가십니까.
시원한 마루에서 재봉틀 돌리시던
어머님 손재주에 새옷 한 벌 생겨나고
지금도, 달, 달, 달 소리 살아계신 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