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앞에서 전 석 종 제 운명 제가 지고 천수(天壽)를 기다린 염원(念願) 바람 앞 기울어져도 지나면 흔적(痕迹)지워 상처(傷處)난 가슴 들고도 탓 하잖는 품새이다. 거센 바람 쓸려가도 울잖는 나무련데 잔 바람만 남아서 바람결로 대신 우는 부끄러 맘 못 둬 있는 가슴 속의 자리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