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 임금자
억척을 실어 나르던
한 쌍의 하얀 돛배
풀토방에 우두커니 봄볕을 쬐고 있다
걸걸한
막걸리 한 잔
생각이 나나보다
이제는 나른한 몸
찢기운 채 말이 없고
밀랍 메긴 바늘 실에 한 세상을 늘리어도
밀려온
문명 뒤에서
통잠을 자야 하나
조금은 남아 있을
체온의 낮은 음소리
천리길 마다 않고 사랑만을 심어 오던
젊은 날
돌아보는 길
그림으로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