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는 아이 - 오승강
산은 언제나
그윽히 나를 내려다본다.
내가 하는 행동을
모두 바라보고 있다.
내가 하는 말을
모두 듣고 있다.
모내기를 하며
허리가 아파 괴로울 때,
담뱃잎을 지고 오며
무더위에 지쳐 쓰러지고 싶을 때,
산을 보면
산은 언제나 나를 보며
견디라 견디라고
말하는 것 같다.
동무들과 다툴 일이 생겨도
속으로 삭여 버리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내 할일은 내 다 해내는
그렇다.
나는 산을 보며 자라는 아이
견디는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