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솔아
-김원석 시, 최민오 그림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예."
하고 달려가면
"너 말구 네 아범."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예."
하고 달려가면
"너 아니고 네 엄마. "
아버지를
어머니를
"예솔아"
하고 부르는 건
내 이름 어디에
엄마와 아빠가
들어계시기 때문일 거야.
동요를 부르며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예"하고 달려가면. 너 말고 네 아범…." 부르다 보면 주위 사람들도 어느새 절로 입을 달싹이며 따라 흥얼거리게 될 걸. 한 꼬마아이(현 소리꾼 이자람, 1984년 당시 4세)의 앙증맞은 음색에 구수한 할아버지 음성이 화답하는 곡으로 만들어져 불린 게 벌써 21년. 이 시 앞에서 3대가 사는 집안의 화목한 풍경을 떠올리며 슬며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아직 마음에 동심이 살아 있다는 뜻.
박덕규<작가>